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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3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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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발생한 ‘집단행동’의 연간 통계다. 시위, 소요, 항의, 분쟁 등이 매일 240건씩 일어난 셈이다.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폭발 직전에 놓인 대규모 사회불안의 징후라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보여 주는 고도의 전략이란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리청(李成) 미국 해밀턴대 교수가 지적했다. ‘국가(중앙정부)의 정책을 정당화하면서 지방정부를 때리는 식’의 지방 통제전략이라는 것이다.
상하이(上海) 출신의 리 교수는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가 발행하는 ‘차이나 리더십 모니터’ 최근호 기고문에서 “후 주석은 사회불안을 지방에 국한시키면서 지방 관료들을 비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과거 ‘기밀’에 속했던 집단행동 통계를 후 주석 체제 들어 중앙정부가 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후 주석은 ‘조화사회’ 건설을 내세워 △성장 위주의 정책보다는 사회 정의를 추구하고 △동부 연안지역 중점 발전보다는 지역 간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농민 이주노동자 실업자 등 소외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집단행동은 경제적 평등과 행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지방 민심의 표출이자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이 같은 집단행동을 공개하고 지방 관료들의 전횡과 부패를 비난하면서 대중의 불만을 달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지방 때리기’는 뿌리 깊은 지역주의를 막고 후 주석 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언론을 적절히 동원하고 있다. 최근 언론은 지방 관료들의 뇌물수수 비리를 폭로하고 이들의 ‘검은 동맹(黑同盟)’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광둥(廣東) 성이다. 최근 대형 집단행동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이 지역은 언론의 집중 표적이 돼 왔다. 광둥어를 쓰는 이곳의 지역주의를 막는 한편 한때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총아였던 장더장(張德江) 당서기를 겨냥한 것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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