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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3월 1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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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백 명이 대학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에게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다. 인근 카페에서 의자를 꺼내 집어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맞섰다. 이 와중에 승용차 몇 대가 전복되고 불에 탔다.
정부의 새 노동법안인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대해 촉발된 학생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학생 단체들은 이날 전국 200여 곳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시위에 50만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경찰 추산 24만여 명). 노르망디 지방의 렌에서는 학생들이 시청 건물을 일부 점거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경 파리 13구 이탈리 광장. 이곳은 이미 사방의 지하철 출구에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의 세상이었다. 깃발과 풍선도 보였다. 북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 버스정류장 지붕에 올라가서 몸을 흔드는 학생들, 한쪽에 앉아 맥주판을 벌인 학생들…. 시위용 호루라기를 파는 잡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앞서 출발한 시위대는 이미 6차로 대로를 모두 차지한 채 행진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CPE를 철회하라” “드빌팽, 너는 끝났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학생은 쓰레기봉지를 뒤집어쓰고 시위에 참가했다. 기업이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CPE를 도입하는 것은 청년들을 아무 때나 버릴 수 있는 ‘쓰레기’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하늘을 찔렀다.
일반 시민들도 많이 참가했다. 에릭 스테파네스코(49) 씨는 “프랑스 정서상 새 법을 시행하기엔 이르다”고 단언했다.
라스파이 대로로 접어든 시위대는 봉 마르셰 인근 오거리에서 마침내 차량과 철망으로 길을 차단한 경찰과 맞닥뜨렸다.
잠시 후 시위대 쪽에서 경찰 쪽으로 빈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들은 인근 공원에서 주워 나른 주먹만 한 돌멩이를 던졌다. 경찰은 이따금씩 최루탄을 던지며 학생들을 저지했다. 흥분한 일부 학생들이 신문 가판대를 불태웠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경찰은 적극 진압에 나섰다. 경찰이 전후좌우로 차량을 앞세워 시위대를 압박하자 학생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해산까지는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흥분한 학생들은 ‘혁명’을 외치기도 했다. 베르사유에서 온 크리스토프 아담스(20) 씨는 “정부가 법을 계속 고집하면 전국적인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는 이날 전국적인 시위에도 불구하고 ‘CPE 철회 불가’라는 방침을 고수했다. 18일에는 노동계와 학생, 좌파 정당이 연대한 시위가 예정돼 있어 소요 사태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gold@donga.com
:최초고용계약(CPE):
사업주가 26세 미만의 직원을 고용할 경우 첫 2년 동안은 아무 사유 없이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새 노동법안. 정부는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 고용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뜻이지만 학생과 노동계는 고용 불안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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