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중계하던 아나운서도 잠시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TV를 지켜보다가 일본팀의 마지막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눈물을 글썽이는 여성 회사원도 있었다.
반면 한국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구 쇼쿠안(職安) 거리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대∼한민국’이라는 응원 구호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일본의 한 민영 TV는 경기가 끝난 뒤 한국과 일본의 거리 표정을 전하면서 도쿄 신주쿠에 있는 이승엽(요미우리)의 단골 한국 음식점에 찾아가 이 선수가 즐겨 먹는 메뉴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 등 유력 일간지와 스포츠신문들은 경기가 끝난 직후 인터넷판에 대부분 ‘석패(惜敗)’라는 제목으로 경기 결과를 담담히 전했다.
야후저팬 등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서는 이날 경기에 대해 열띤 논전이 벌어졌다.
그중에는 한 수 아래로 봤던 한국팀에 두 번이나 연달아 패한 충격을 한국 비하 발언을 통해 달래 보려는 누리꾼도 많았다.
하지만 승부에 강한 한국팀의 면모를 칭찬하는 솔직한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일본 누리꾼은 “세계 야구랭킹이라는 것이 있다면 틀림없이 일본보다 한국이 위일 것이다. 현실을 받아들이자”고 썼다.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