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이나…” 日 열도 망연자실

  • 입력 2006년 3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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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이 끝나는 순간 일본 열도 전역은 일제히 충격과 한숨에 휩싸였다.

경기를 중계하던 아나운서도 잠시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무실에서 TV를 지켜보다가 일본팀의 마지막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나자 눈물을 글썽이는 여성 회사원도 있었다.

반면 한국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구 쇼쿠안(職安) 거리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대∼한민국’이라는 응원 구호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일본의 한 민영 TV는 경기가 끝난 뒤 한국과 일본의 거리 표정을 전하면서 도쿄 신주쿠에 있는 이승엽(요미우리)의 단골 한국 음식점에 찾아가 이 선수가 즐겨 먹는 메뉴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사히신문 등 유력 일간지와 스포츠신문들은 경기가 끝난 직후 인터넷판에 대부분 ‘석패(惜敗)’라는 제목으로 경기 결과를 담담히 전했다.

야후저팬 등 인터넷 사이트의 게시판에서는 이날 경기에 대해 열띤 논전이 벌어졌다.

그중에는 한 수 아래로 봤던 한국팀에 두 번이나 연달아 패한 충격을 한국 비하 발언을 통해 달래 보려는 누리꾼도 많았다.

하지만 승부에 강한 한국팀의 면모를 칭찬하는 솔직한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일본 누리꾼은 “세계 야구랭킹이라는 것이 있다면 틀림없이 일본보다 한국이 위일 것이다. 현실을 받아들이자”고 썼다.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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