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가 비상사태 선포…反정부 시위 확산

  • 입력 2006년 2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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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아로요(사진) 필리핀 대통령이 24일 정부 전복 시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TV와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군의 일부 세력이 지휘체계에서 벗어나 민간정부를 축출한 뒤 헌법에 위배되는 정권을 수립하려고 한 것이 드러나 이를 분쇄했으며 국가에 대한 명백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부정선거와 가족들의 뇌물 비리로 인한 탄핵 위기를 간신히 넘긴 아로요 대통령은 경제난 등으로 ‘피플 파워(민중혁명)’에 의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직후 수도 마닐라 일대에는 검문소가 설치됐으며 군 세력 일부가 시위에 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대 외곽에도 바리케이드가 설치됐다. 또 대통령궁으로 연결되는 도로에 철조망과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하지만 이날 성직자를 포함한 5000여 명의 시민이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물대포와 진압봉으로 진압했다.

AP통신은 비상사태 선포가 1986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축출한 피플 파워를 기념하는 기념탑에서 아로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군경이 설치해 놓은 바리케이드를 제거하고 대통령궁으로 진입하려는 시도가 있은 뒤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육군참모총장은 22일 장교 14명을 포함해 아로요 정부의 전복을 시도한 군부 세력을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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