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戰費 최소 1조달러”

  • 입력 2006년 1월 19일 03시 22분


미국의 이라크전쟁 비용은 얼마나 될까.

백악관 예산국은 이라크전쟁 개시 전인 2003년 초 전쟁 비용으로 600억 달러가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자문관은 “2000억 달러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발언했다가 해고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상무부 차관보를 지낸 린다 빌름스 하버드대 교수가 계산한 이라크전쟁 비용은 적게는 1조 달러, 많게는 2조 달러를 훨씬 넘는다.

두 학자는 최근 미국경제학회(AEA)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이라크전쟁의 경제적 비용’이란 논문을 통해 이라크전쟁의 직접적 예산 비용은 7500억∼1조2690억 달러, 예산 이외의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1787억∼1조5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라크 주둔 병력의 완전 철수 시점을 각각 2010년, 2015년으로 가정한 수치다.

직접적 예산비용에는 앞으로의 군사작전 비용과 부상한 제대군인 의료비용, 국방비 증가분, 이자 비용까지 포함했다. 예산 외 거시경제 비용에는 유가 상승과 예산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수치화했다. 두 가지를 합한 총경제비용은 적게 잡아도 1조 달러에 육박한다.

논문은 “이라크전쟁에 동참한 다른 국가들의 비용, 중동지역의 안보 불안으로 인한 투자 감소와 국경 통과 비용 증가, 반미 감정 확산으로 인한 국가 신용도 하락 및 해외 수요 감소, 재정 압박 요인 등 많은 항목이 누락된 것”이라고 밝혔다.

두 학자는 또 LA타임스 17일자 기고문에서 “이라크전쟁은 ‘선택’이었고 ‘거대한 프로젝트’인데도 장기 점령비용 분석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1조 달러면 앞으로 75년 동안 사회보장제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금액의 두 배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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