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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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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2시 외교안보연구원 2층 국제회의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과정 전망’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나세르 알 키드와(52·사진)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는 철수했지만 외곽을 봉쇄해 팔레스타인인들이 감옥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키드와 장관은 한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팔레스타인 인사. 그는 팔-이 사이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려면 세 가지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동예루살렘 문제. 1967년 6월 3차 중동전쟁으로 빼앗긴 동예루살렘을 되찾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아 천년대계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계산이다. ‘First is Gaza, Next West Bank, and Last East Jerusalem(처음에는 가자를 되찾고, 다음은 서안, 그리고 마지막은 동예루살렘)’이란 뜻이다.
두 번째는 국경선을 1967년 이전으로 돌려 영토를 넓히고 마지막으로 50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을 귀환시키겠다는 것이다.
“1948년 5월 이스라엘 독립 선언 이후 전쟁과정에서 요르단, 시리아 등지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받아들이고 강탈한 땅을 그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키드와 장관은 하마스, 이슬람 지하드와 같은 강경파 무장단체에 대해서는 “내년 1월 25일 의회선거에서 어느 노선이 옳은지 유권자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팔레스타인 국민 대부분이 최대 정파인 파타(Fatah)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파타는 야세르 아라파트 전 수반이 만든 정치조직.
아라파트 전 수반의 조카인 키드와 장관은 카이로대 치대를 졸업한 엘리트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실세 중 실세’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아라파트 전 수반이 사망했을 당시 독살 논란이 벌어졌을 때 그가 입원한 프랑스 파리의 병원으로 달려가 진단서를 요구했던 인물이다.
16세에 파타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입문한 그는 1991년부터 15년 동안 주유엔 대사를 지냈으며 2월 24일 마무드 아바스 수반 정부가 출범하면서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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