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남편은 수줍은 화학자

  • 입력 2005년 10월 20일 03시 01분


코멘트
앙겔라 메르켈 독일 기독민주연합 당수(왼쪽)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 씨가 7월 25일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열린 바그너 음악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기독민주연합 당수(왼쪽)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 씨가 7월 25일 독일 바이로이트에서 열린 바그너 음악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본인은 앙겔라 메르켈 씨의 정치활동과 무관한 사람입니다.”

최근 독일 기자들은 독일 역사상 첫 ‘퍼스트 허즈번드(Erster Mann)’가 될 요아힘 자우어(55) 씨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이 같은 답변만 듣고 포기해야 했다.

자우어 씨는 메르켈 총리 예정자의 남편이자 베를린 훔볼트대 화학연구소 소속 과학자. 최근 ‘쥐트도이체 차이퉁’ 등 독일 신문들은 베일에 싸인 자우어 씨의 신상을 잇달아 소개했다.

메르켈 총리 예정자와 자우어 씨는 1998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통일 전 베를린의 국립 과학 아카데미에 근무하던 중 알게 됐다. 메르켈 씨는 물리학자 울리히 메르켈 씨와 결혼했다가 1982년 자녀 없이 이혼했고, 자우어 씨도 1남 1녀를 전 부인에게 맡긴 이혼남이었다.

신문들은 자우어 씨가 다가가기 까다로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비서의 허락 없이는 얼굴을 볼 수도 없다는 것. 부부가 함께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도 올해 7월 바이로이트 바그너 음악축제 관람 등 몇 차례에 불과하다.

자우어 씨의 이름도 화젯거리. 독일어의 ‘Sauer’는 ‘산성(酸性)의’ ‘화를 내는’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신문들은 그의 이름이 화학 교수로는 적당하지만 사람을 피하는 성격도 암시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사람들이 ‘메르켈 씨죠’라고 물어볼 때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