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무장세력, 한국 지원물자 탈취

  • 입력 200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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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이라크에 무상 지원한 물자와 운송 차량이 최근 이라크 현지의 무장 세력에 억류됐다. 그러나 인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18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과 21일 각각 이라크 지원 물자를 실은 트럭 8대와 6대가 요르단 아카바 항을 출발해 이라크 바그다드로 향하던 중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50km 떨어진 라마디에서 무장 세력에 차량을 빼앗겼다. 라마디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추종세력인 수니파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 트럭엔 이라크의 18개 국립대에 전달하려던 350만 달러 상당의 컴퓨터와 인터넷 장비가 실려 있었다.

이번 지원 물자의 운송 책임을 맡아 현지 업체에 운송을 맡긴 한국의 모 업체는 무장 경호차량을 운행하지 않았다.

또 정부와 운송업체는 이라크 내 물자 운송 중 탈취나 사고의 위험성이 커 보험료가 높아 국내외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따라서 트럭과 장비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보상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사건 발생 초기부터 해당 업체와 함께 이라크 정부를 통해 간접적으로 트럭과 장비 회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될 경우 협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해 발표를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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