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리나 현장에서 등장한 깜짝 스타

  • 입력 2005년 9월 22일 17시 21분


코멘트
"우리는 약간의 도움이 필요할 뿐입니다. 가엾죠. 창피하기도 하고. 여기엔 집을 잃은 3000여 명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무엇을 해야 하죠?"

평범한 소년이 '슈퍼스타'로 탄생한 순간이었다. 21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현장에서 깜짝 등장한 한 소년의 감동 스토리를 전했다.

이 소년은 부모의 얼굴도 모른 채 증조모와 함께 살아가던 찰스 에번스(9).

2일 증조모의 먹을거리를 찾아 헤매다 NBC 방송의 카메라에 눈에 띈 그는 이날 뉴올리언스 컨벤션센터에 대피한 이재민들의 참상을 생생히 전했다. 낡은 티셔츠에 혀 짧은 목소리였지만 조리 있게, 때로는 쇼맨십도 섞어 말해 미국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방송 뒤 에번스를 돕겠다는 문의가 폭주했다. NBC 방송사 측은 에번스 돕기 기금을 마련했다.

1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까지 초대받았다. 이날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유명 배우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고 이재민에게 성금을 기탁해달라고 호소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