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참사, 워싱턴으로 번진다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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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참사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늑장 대처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뉴욕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4일 9·11테러 위원회와 같은 성격의 ‘카트리나 위원회’의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정부가 허리케인 참사를 미처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늑장 대처는 대재난에 대한 대처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선거가 3년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우선 내년 11월 의회 선거에서 과반수 탈환을 위해 이 문제를 계속 쟁점화할 것이라고 AFP통신은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동안의 여름휴가를 끝낸 의회가 6일 회기를 재개함에 따라 당장 의회 내에서 정치적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빌 프리스트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기존 의안 처리를 미루고 카트리나 희생자 추모 결의안부터 채택하는 등 카트리나 참사를 최우선 과제로 논의할 것이라고 5일 말했다.

의원들은 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법률적 조치를 취한 후에 정부의 늑장 대처 여부를 따지고 위원회 구성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5일 루이지애나 주도 배턴루지 등 피해지역을 두 번째로 방문해 연방정부의 지원을 다짐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또 이라크에 파병된 뉴올리언스 인근 주방위군 부대 일부가 10일 카트리나 재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본국으로 긴급 귀환할 예정이라고 미군 관계자가 5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방위군 256부대의 141야전 포대 병력인 이들은 10일 도착해 4일간 상황 파악을 위한 휴가를 얻은 후 본인의 선택에 따라 민간인 신분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신 수습과 복구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이날 NBC TV와의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수천 명 수준이 아니라 1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제 시신을 수습하려 하는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할 것”이라며 참사 현장 곳곳에서 발견될 엄청난 규모의 시체가 가져올 충격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당부했다.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역인 뉴올리언스 일부 지역은 복구가 진전되면서 30cm 이상 물이 빠진 곳도 있고 일부 거리는 침수 상태에서 벗어나 물에 젖은 정도의 상태로 호전된 곳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군과 연방재난관리청은 시멘트가 든 자루 등을 던져 터진 둑 2개를 임시로 막았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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