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퍼내는데만 6개월…1년 가까이 ‘물과의 전쟁’ 치러야

  • 입력 2005년 9월 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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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막고 어디를 뚫어야 할까.’

도시의 80%가 물에 잠긴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복구 책임을 맡은 연방재난관리청(FEMA) 댄 크레이그 국장이 고민에 빠졌다.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허리케인에 대비해 무너진 제방을 서둘러 복구하는 동시에 도시를 삼키고 있는 물을 하루빨리 빼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물빼기 작업은 효율적인 복구를 위한 최우선 과제다. 물이 빠져야 도로, 수도, 전기시설 등 기본 시설이 재가동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수인성 전염병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크레이그 국장은 우선 다른 제방은 바위와 모래주머니, 흙으로 막고 17번 수로(水路) 근처의 붕괴된 제방은 그냥 두기로 결정했다. 이 제방의 뚫린 구멍이 도시의 물을 북쪽의 폰처트레인 호수로 빼내는 ‘물길’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뉴올리언스 복구 작전에 투입된 미 육군 공병대의 칼 스트록 중장도 폰처트레인 호수나 미시시피 강으로 물을 빼내기 위해 무너뜨릴 제방의 위치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3일 현재의 작업 속도라면 수위가 하루 평균 0.3m씩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통신은 앞으로 1년 가까이 ‘물과의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시 전체의 물을 퍼내는 데만 6개월이 걸리고 곳곳의 물기를 제거하는 데 최소 3개월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뉴올리언스에 설치된 6개의 양수시설과 미 육군 공병대의 보조 양수기만으로 물을 퍼내는 것이 역부족인 상황이다. 또 흘러나온 각종 폐기물과 생활하수, 생화학 물질들이 양수기로 물 빼는 작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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