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약탈… 총격… 뉴올리언스 대혼돈

  • 입력 2005년 9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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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벽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역인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한 화학공장 저장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피해지역 방문을 몇 시간 앞두고 일어난 이날 폭발사고로 인해 뉴올리언스를 빠져 나가지 못한 시민들은 다시 공황상태에 빠졌다. 이날 주 방위군 및 경찰은 위험물처리반을 즉각 현장으로 보내 사고 수습에 나섰다.

폭발사고 발생 후 7시간여가 지난 이날 낮 12시까지 사고 원인 및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CNN은 뉴올리언스를 “시가전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CNN은 “무장한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며 약탈과 함께 총격전까지 벌이고 10대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을 성폭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뉴올리언스가 무장 약탈자들에 의해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지자 미국 정부는 1일 4만여 명의 주 방위군을 급파한 데 이어 추가 병력을 보내기로 했다.

한편 카트리나의 여파로 인한 고유가 충격으로 미국 경제의 침체와 함께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수출 주력 국가의 수출 감소 등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카트리나발(發) 에너지 파동이 세계 경제에도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대량 방출했는데도 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53달러 오른 배럴당 69.47달러를 기록했다. 또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뉴욕을 비롯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그동안 심리적인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갤런당 3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의 자연재해 평가기관인 리스크 매니지먼트 솔루션스(RMS)는 이날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1000억 달러(약 100조 원)를 넘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카트리나가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휴스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정부 “美피해복구 적극 지원”▼

정부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미국의 피해 복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2일 대미 지원과 관련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게 뭔지 미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미관계 차원에서 협력할 부분과 교민 지원을 구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카트리나의 피해를 본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지역 동포를 지원하기 위해 관할 공관인 휴스턴 총영사관에 12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운영 중이다.

외교부는 현지 교민의 인명 및 재산 피해 현황을 아는 친지가 국내에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제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연락처는 외교부 영사콜센터 02-3210-0404.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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