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언론, 익명 소식통 인용 보도 자제 확산

  • 입력 2005년 5월 25일 03시 30분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코란 모독 사건’ 오보 파문을 계기로 미국 주요 언론사 사이에 익명 소식통의 인용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2년 전 스타 기자 제이슨 블레어 씨의 ‘취재원 날조’ 사건 이후 익명의 소식통이라 할지라도 취재기자 외에 최소한 한 명의 편집책임자는 신원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선 기자들에게 “익명을 요구하는 취재원에게 가능한 한 신분을 밝히도록 설득하라”는 압력을 높이고 있다. 이 신문은 소식통에게 익명을 허용할 경우에라도 편집책임자 중 한 명은 신원을 알고 있어야 하며 독자들에게 익명으로 처리하는 사정을 기사에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고 있다.

NBC 뉴스 역시 ‘한 의원’ 대신 ‘한 진보성향의 민주당 의원’이라는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익명의 소식통에 관해 가능한 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CBS 뉴스는 지난해 대선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주 방위군 특혜근무 의혹을 보도했다 근거 문서가 조작된 것으로 판명된 이후 보도지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소식통’에 관해 가장 엄격한 원칙을 적용하고 있는 USA 투데이는 지난해 4월 잭 켈리 기자의 기사 날조 사건 이후 새 편집인으로 부임한 케네스 폴슨 씨가 “기자들은 모든 익명 소식통의 신원을 담당 편집책임자에게 보고하고 편집책임자는 익명을 사용할 만한 기사 가치가 있는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가 이전에 비해 무려 75%나 줄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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