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여사 ‘깜짝 개그’ 알고보니 각본대로

  • 입력 2005년 5월 2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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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와 저는 완전히 정반대예요. 저는 조용한데 그는 수다스럽죠. 저는 내성적인데 그는 외향적이에요. 저는 ‘뉴클리어(nuclear·핵)’를 정확히 발음할 수 있어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부인 로라(사진) 여사는 지난달 30일 백악관 출입기자 연례 만찬장에서 이런 유머로 20여 분간 좌중을 압도하며 기립박수까지 받았다(2일자 A2면 참조).

이 농담은 “부시 대통령은 아직도 ‘nuclear’를 ‘뉴큐라(nu-kyoo-lar)’라고 읽는다”는 최근 신문 기사를 풍자한 것.

그러나 로라 여사의 ‘수준급 개그’는 그의 창작품이 아니라, 유명한 정치유머작가인 랜던 파빈(56) 씨의 시나리오였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2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이 로라 여사의 ‘무대 데뷔’를 권유하자, 로라 여사와 파빈 씨가 머리를 맞대고 각본을 만들었다는 것. 로라 여사는 6, 7차례 예행연습까지 했다.

로라 여사는 ABC TV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유머의 소재로 삼아 “내가 바로 위기의 주부”라고 말했지만 정작 이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로라 여사의 각본’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보다는 ‘현모양처형인 로라 여사의 화려한 변신’에 초점을 맞췄다.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로라 부시, 코미디계의 영부인?’이란 제목으로 별도의 코너를 만들었고 AP통신은 “로라 여사의 인기도(80%)가 남편(47%)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남편 돕기에 나선 것이라는 뜻이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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