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지난해 봄 일본 TV 부품업체 마스프로 덴코가 소장해 오던 세잔, 고흐 등 인상파 대가들의 미술 작품을 경매하려고 크리스티와 소더비를 접촉하면서 시작됐다. 두 경매업체 모두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마스프로 덴코의 하시야마 다카시(74) 사장은 두 업체 측에 ‘서로 의좋게 상의해 결정하라’고 권유했지만 두 업체 관계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경매 주관 수수료만 해도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등 ‘양보’라는 말 자체가 본래부터 있을 수 없었던 것.
하시야마 사장은 마침내 자신이 평소 즐겨 쓰는 방식을 통보했다. 양 업체 도쿄사무소 대표가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가리자는 제안이었다.
지난주 중반 두 경매업체 대표는 마스프로 덴코의 도쿄 사무실에 모여 가위바위보로 ‘대전’을 치렀다. 손으로 하는 방식 대신 종이에 일본어로 써내는 것만 달랐다.
마침내 가위를 낸 크리스티가 승리했다. 크리스티는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세계 가위바위보학회 등에 자문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 작품들은 이달 중 뉴욕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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