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워싱턴에 떠도는 부시 유머

  • 입력 2005년 3월 31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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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에서 인기 있는 사설 정보지 ‘백악관 불러틴’의 뒷부분에는 늘 정치 경제 실력자를 도마 위에 올리는 ‘최신 유머’가 나온다. 부활절(27일) 직후 발행된 최근호의 주인공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다.

유머 하나. 부활절 오후 백악관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삶은 계란’ 보물찾기 대회가 열렸다. 부활절 전통행사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계란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부시 대통령은 “분명히 있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부시 행정부가 대량살상무기(WMD)를 이유로 이라크를 공격해 놓고서 단 하나의 WMD도 찾지 못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영국 코미디언 크레이그 퍼거슨의 농담도 한줄 실렸다. “중국 의료진이 버펄로(들소) 복제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부시 대통령이 중국 정부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마치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에 엄정 대처하겠다는 듯) 더 이상 남의 나라 도시(뉴욕 주 버펄로)를 복제하는 행위는 안 된다고.”

NBC 방송 제이 르노 쇼도 빠지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인 45%를 기록했다. 영락없이 F학점이다. 그가 (집안의 도움을 받아 입학한) 고교에서 올린 성적만도 못하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심각하게 여긴다. 이러다간 3번째 임기 도전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면서.” 두 번째 얘기는 부시 대통령이 미 헌법상 재선까지만 가능하다는 조항을 모를 수 있다는 ‘불경스러운’ 상상을 전제로 한 것이다.

르노의 비꼬기 소재는 부시 대통령만이 아니다. “멕시코 유카탄 주 정부는 최근 ‘미국에 불법 이민하는 법’이라는 87쪽짜리 소책자를 발간했다. (카메라 앞에서 어떤 책자를 들어 보이면서) 그런데 보세요. 이건 ‘월마트 근무수칙’ 아닌가요?”

세계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가 할인가격을 더 낮추기 위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대량 고용했다가 적발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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