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P, 피오리나 후임에 NCR 허드사장 발탁

  • 입력 2005년 3월 30일 18시 41분


코멘트
“여왕벌 대신 일벌을 선택했다.”

미국 HP 이사회는 수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던 칼리 피오리나 전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일벌레’로 알려진 마크 허드(48·사진) NCR 사장 겸 CEO를 지명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회사 규모가 HP의 10분의 1에 불과한 NCR의 사장이 HP호의 선장으로 발탁된 첫째 요인은 뛰어난 경영 능력.

1980년 NCR에 입사한 허드 신임 사장은 2003년 CEO로 임명되자 업종을 현금자동지급기 제작에서 금융정보업체로 확대했으며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재무구조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주가도 CEO로 임명된 지 2년 만에 332%나 올려놓았다.

패트리샤 던 HP 회장은 “이사회 임원들이 만장일치로 허드 사장을 선택했다”며 “그의 뛰어난 경영 능력과 현장 경험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이사회가 ‘화려한’ 피오리나 전 사장과는 달리 ‘실무형’ 인물을 물색했던 점도 그의 발탁에 중요 원인이 됐다.

잡지의 표지인물로 자주 등장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폈으나 직원들과의 융화에 실패했던 피오리나 전 사장과는 달리 허드 사장은 직원들과 커피를 마시며 농담을 나눌 정도로 소탈한 성품으로 ‘조직 인화’에 최적임자라는 평이다.

이달 초 이사회와의 인터뷰에서 허드 사장은 “사업부의 장과 CEO의 차이는 전자가 한 명의 상사를 모신다면 CEO는 여러 명의 상사(이사회의 이사진)를 모신다는 점이다”고 말해 이사들을 흡족하게 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30일자에서 전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