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외교관’ 칼릴자드, 이라크로…

  • 입력 2005년 3월 24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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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된 잘마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의 공격적인 외교 스타일이 이라크 내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24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칼릴자드 대사를 전임자인 존 네그로폰테 대사(현 국가정보국장)와 비교하면서 이같이 분석했다.

두 사람 모두 전후 재건을 책임지고 이라크와 아프간 대사로 임명됐지만 일처리 방식은 판이했다는 것. 노련한 외교관인 네그로폰테 전 대사는 이라크에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일을 처리한 데 반해 칼릴자드 대사는 아프간에서 공공연하게 권력을 행사했다.

네그로폰테 전 대사는 미국이 이라크를 지배하고 있다는 인상을 피하려 애썼고 항상 과도정부를 전면에 내세워 문제가 생겨도 막후 협상으로 일을 처리했다. 아야드 알라위 총리와의 접촉도 자제했으며 대중 앞에 나서지도 않았다.


그 반면 칼릴자드 대사는 아프간에서 ‘총독’으로 불린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그와 상의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AWSJ는 전했다.

그는 공공사업, 휴전협상 중재, 주권이양 작업을 주도하며 아프간 전역을 돌아다녔다. 지난해 10월에는 직접 아프간 서부지역을 방문해 이 지역의 재건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란 국영 라디오방송이 그를 ‘어둠 속의 제왕’이라고 부를 정도다. 아프간 야당은 그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도 적극 개입했다고 비난했다.

이런 칼릴자드 대사가 이라크에서는 어떻게 활동할지가 관심사. 영구헌법 기초작업, 미군 철군에 대비한 보안군 훈련작업 등 임무도 아프간에 있을 때와 비슷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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