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호 대사 “이라크 안정화… 한국을 발전모델 삼아”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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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순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으로 떠난 장기호(張基浩·60·사진) 대사. 부임 직전 그는 스스로를 ‘억세게 운 좋은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런 만큼 내가 대사로 가면 이라크도 곧 안정될 것”이라고 농담 삼아 말했다.

부임 후 두 달 남짓, 24일 장 대사가 서울에 다시 나타났다.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잠시 들른 것이다. “정말 이라크가 안정됐느냐”는 물음에 그는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이라크 총선(1월 30일) 이후 치안이 안정돼 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라크 정국 상황은 어떤가.

“총선을 계기로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 8월경 영구헌법 초안이 마련되면 더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시아파가 주도권을 잡았다. 안정을 위해 이제 수니파를 끌어안아야 한다. 종파 간 타협은 이라크 정국 안정에 필수요건이다.”

―이라크 전체 치안 상황이 안정됐다는 의미인가.

“그건 아니다. 저항세력들이 바그다드 티그리스강 맞은편에서 그린 존(안전지대)으로 박격포를 쏘면 포탄이 우리 대사관 위로 날아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박격포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부임 첫날에는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심하게 흔들렸다. 옆에 있던 직원이 ‘이건 차량 폭탄 터지는 소리’라고 말해 줬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어떤가.

“매우 협력적이다. 존 네그로폰테 미국 대사를 두 달 동안 세 번이나 만났다. 서로 각별하게 예우를 갖춘다.”

―한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1월 2일 만난 알 야와르 과도정부 대통령은 ‘이라크는 한국을 발전 모델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염두에 두는 것 같았다. 한국 건설업체가 1980년대에 이라크에서 활약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한국에 대해 낯설지 않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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