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학자 연구결과 네이처 인터넷판 동시 게재

  • 입력 2005년 1월 10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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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나노급 반도체 신재료 개발▼

50나노급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실현할 초저유전 박막 제조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포항공대 화학과 이문호(李文浩·50·사진) 교수 연구팀은 반도체 선폭을 머리카락 2000분의 1 굵기인 5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나노기공 유전박막을 제조하는 데 성공해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인터넷판 9일자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컴퓨터의 저장용량과 처리속도를 향상시키려면 반도체 선폭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인데 현재 세계 반도체 업계는 50nm 실현에 도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선폭을 줄일수록 선끼리 전기적 간섭을 일으켜 반도체 기능이 잘 발휘되지 않는다”며 “이 간섭을 최소화하려면 유전율이 2 이하인 절연재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율은 전기가 통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연구팀은 공 모양의 나노신소재(덴드리머)를 이용해 지름 3nm의 공기 구멍이 균일하게 나 있는 박막을 제조함으로써 유전율 1.6을 실현했다.

이 교수는 “이 유전박막은 안정성과 가공성이 뛰어나 50나노급 이하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실현할 것”이라며 “컴퓨터뿐 아니라 휴대전화 TV 등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는 나노 소재 원천기술”이라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면역 지나치면 질병 유발 규명▼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할 때 면역기능이 과도하게 작동해 패혈증, 아토피 피부염, 암 등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연세대 생화학과 김영준(金永峻·43·사진) 교수 연구팀은 과학기술부 창의적 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우리 몸에서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새로운 신호전달체계를 발견해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인터넷판 9일자에 게재했다고 9일 밝혔다.

보통 병균이 침투해 세포 표면의 면역수용체와 결합하면 우리 몸에서는 항균단백질(NF-kB)이 생성되고 사이토카인의 분비가 촉진돼 병균과 싸움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지속되면 병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는 패혈증이나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유발되고 심한 경우 암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병균이 침입했을 때 AP-1이라는 단백질이 작동을 시작해 NF-kB 신호체계의 기능을 억제한다는 점을 새롭게 밝혔다.

그동안 AP-1은 세포의 활동을 촉진시켜 세균을 잘 잡아먹게 한다는 점만 밝혀져 있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AP-1을 이용해 과도한 면역기능에 의한 부작용을 없애는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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