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年매출 3억달러 CEO로…美 위키드패션 김대원사장

  • 입력 2004년 12월 17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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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우스폴’ 브랜드를 개척해 연간 의류매출 3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위키드 패션의 김대원 사장. 뉴욕=홍권희 특파원
미국에서 ‘사우스폴’ 브랜드를 개척해 연간 의류매출 3억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위키드 패션의 김대원 사장. 뉴욕=홍권희 특파원
27년 전 거의 맨주먹으로 미국 이민 길에 올랐던 청년이 이제 연간 매출 3억 달러를 올리는 기업을 일궈 냈다.

1991년 창업 이후 호황 불황을 가리지 않고 매년 큰 걸음으로 시장을 앞서간 위키드 패션의 김대원 사장(49)이 주인공이다.

이 회사의 ‘사우스폴(South Pole)’ 브랜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청소년용 의류. 올해 말이면 3억69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작년 2억2500만 달러에 비해 36.4%의 초고속 성장. 미 동부에서 한인기업이 매출 3억 달러 고지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김 사장의 말은 다르다.

“올해는 내실을 다지기 위해 성장속도를 조절했습니다. 조직을 정비하면서 강점과 약점을 다시 짚어 보고 앞으로 5년 안에 매출 10억 달러를 이룰 것입니다.”

미국 내수시장이 불황 끝자락에 묶여 있지만 사우스폴의 성장세는 그칠 줄을 모른다. 내년 매출 목표는 올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4억5000만 달러. 냉정하게 책정한 목표란다.

순익(세전)은 작년 3500만 달러에서 올해 6000만 달러로 불어날 전망. 고급품 전략이 계속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해 처음 시작한 여성의류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

사우스폴의 고속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매출을 높이려면 판매가 잘돼야 하지만 사우스폴은 상품 개발을 더 중요시한다. 매년 한국에서 스카우트하는 인력을 포함해 80명의 디자이너가 핵심 인력이다. 생산과 판매는 그 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뛴다.

“김 사장은 디자이너들과의 제품 개발 회의를 가장 중시합니다. 독특한 경영 기법이죠. 매주 수요일 8시간짜리 아이디어 회의에서 걸러진 디자인들이 시장에서 패션을 선도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 김영만 고문(전 뉴욕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의 설명이다. 김 고문은 “한국에 축적된 의류산업 노하우를 종합해 강점만을 채용하는 전략에다 10년 앞을 내다보는 패션 디자인 실력이 이 회사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1977년 미국으로 이민한 김 사장은 야채가게 점원을 거쳐 ‘이민 선배들’의 도움으로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섬유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기반으로 사업에 성공했으므로 이젠 보답해야 할 때”라며 올해 초 총 1000만 달러를 목표로 사회사업재단 ‘킴 파운데이션’을 출범시켰다. 역시 소매점 점원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해 대규모 유통 체인 ‘어겐스트 올 오즈’를 키워낸 동생 광원 씨(40)도 재단에 참여해 형제가 500만 달러씩 출연하기로 했다.

작년 몫 100만 달러를 올해 초에 출연했던 김 사장은 “올해치와 내년치를 묶어 20일 200만 달러를 추가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킴 파운데이션은 올해 첫 사업으로 미국 내 한인 이민 1세들이 역경을 헤치고 성공을 이룬 수기를 공모했으며 우수작에 대해 내년 초 시상할 계획이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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