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념통제시대로 회귀하나…반체제인사 구금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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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겸 국가주석 체제가 단순한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과거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반면 공산당 일당체제에 대한 이념적 통제는 강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념통제 시대 회귀 우려=후 주석이 이끄는 제4세대 지도부는 국제적 이미지를 도외시한 채 반체제 인사의 구금과 인터넷사이트 단속 등을 통해 당의 권위주의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외국 인터넷에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반정부 지식인 류샤오보(劉曉波), 위제(余杰), 장쭈화(張祖樺)가 13일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가 이튿날 풀려났으나 아직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9월 반체제 지식인의 정부 비판과 서방의 자유민주 이념 침투를 차단하기 위해 반체제 운동과 관련된 인터넷사이트 신고센터를 개설했다. 이 센터는 △헌법 원칙에 반대하고 △국가안전을 해치거나 국가기밀을 누출하며 △민족단결을 훼손하고 △사회질서를 문란케 하는 인터넷사이트를 단속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신문은 “국제적 비난을 우려해 반정부 지식인 탄압을 자제했던 장쩌민(江澤民) 체제와 달리 후진타오 행정부는 과감하게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일당독재 통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민생형 사건사고는 온건하게 처리=후 주석 체제는 최근 토지수용에 따른 강제이주와 보상금, 일부 부패관리에 대한 주민불만 등으로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시위사태에 대해서는 강경 진압보다 요구를 가급적 수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쓰촨(四川) 성 한위안(韓源)에서 수력발전소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주민 10만여 명이 대규모 유혈 폭동을 일으키자 후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이주민 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시위자를 처벌하는 대신 관용을 베풀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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