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첨단무기 시험장

  • 입력 2004년 12월 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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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에 선보인 신무기들은 재래식 무기와는 ‘유전자(DNA)’가 다르다.

E폭탄(전자폭탄)으로 불리는 고전력 극초단파(HMP)는 20억W의 엄청난 전력으로 반경 330m 안에 있는 적의 전자통신망을 일거에 무력화시킨다. 인명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991년 걸프전 때 등장한 스마트 폭탄은 인공위성자동위치측정시스템(GPS)을 적용해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무인항공기 ‘프레데터 UAV(사진)’는 미사일을 갖춘 공격기로 변모했다. 시가전에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격 조종 장치들이 등장했다.

첨단 로봇 ‘팻봇’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원격 조종자에게 영상을 전송해 주고, 지시에 따라 계단을 오르거나 벽장문을 연다. 지뢰 제거 미사일 ‘미클릭’은 300m 길이의 와이어에 폭약을 달아 미사일로 쏘아 터뜨려 주변의 부비 트랩이나 폭탄을 제거한다. ‘미어캣’이라는 무인 차량도 지뢰 제거에 동원됐다.

대규모 시위 군중을 제압하는 신무기도 선보였다. 내년 이라크에 배치 예정인 열선(熱線) 발사기는 열에너지를 빛의 속도로 발사한다. 발사된 열에너지는 피부의 0.4mm 깊이 정도만 침투하기 때문에 치명적이지 않지만 참을 수 없는 뜨거움을 느끼게 한다. 소총 사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까지 미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음파(音波)무기인 ‘장거리 음파기(LRAD·Long Range Acoustic Device)’도 개발되고 있다. 빛에 강력한 소음을 실어 원하는 방향으로 쏘는 장치로 화재경보기의 두 배인 145∼150dB의 소음을 발생시켜 300m 이내 사람들의 청력을 마비시킨다.

박혜윤 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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