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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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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중동의 핵 확산 움직임=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들은 지난해 9월 영국 옥스퍼드 근교에서 ‘사우디의 핵전략’을 주제로 비공식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독자적인 핵 억지력을 보유하거나 △다른 핵보유국과 동맹을 추진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사우디는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9·11테러 이후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다양한 생존전략을 모색해 왔는데 핵전략 검토 구상도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또 이라크와 리비아는 핵 개발을 포기했지만 이란 시리아 이집트 레바논 알제리 등은 연구용 원자로를 가동 중이다. 아랍에미리트도 올해 원전 건설계획을 발표했고 터키는 동결 중인 원전 발전계획을 재추진하는 등 중동국가의 핵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평화적 이용을 앞세우고 있지만 핵무기를 보유한 이슬람국, ‘제2의 파키스탄’이 탄생할 가능성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요주의 대상’은 이란. 핵협상을 맡고 있는 이란의 시리우스 나세리 대표는 “지난해 핵 연구에 진전이 있었으며 그 결과 지난해보다 협상 위치가 유리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5일 전했다.
▽이스라엘의 ‘선제공격론’=중동 이슬람국을 핵의 유혹으로 내모는 또 하나의 원인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위협이다.
1981년 이스라엘 공군기는 1000여km 떨어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의 연구용 원자로를 폭격해 90초 만에 완전 파괴했다. 정밀 유도탄과 크루즈 미사일 기술이 진전된 현재 이스라엘의 공격력은 더 강화됐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주변국이 핵 개발을 시도하면 선제공격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무성하다. 핵무기를 가진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장을 통해 중동에 ‘새로운 핵 균형’을 갖추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군사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2000km 이상 떨어진 이란 핵시설도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폭격기들이 요르단과 이라크 상공을 피해 홍해 아라비아해 상공과 미군 관할 하의 걸프만 상공을 통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이란은 이스라엘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보복 발사하고 레바논 내 이슬람 군사조직은 이스라엘 북부에 대규모 공세를 가해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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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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