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美대사 크리스토퍼 힐 “韓美 질적으로 더욱 발전”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9시 02분


“20일 칠레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대통령이 합의했듯 우리 모두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국대사(사진)는 26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제로타리 창립 100주년 기념 3650지구대회’에서 ‘한미관계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힐 대사는 “비록 양 국가간에 수출량과 주둔 미군 수 등 수치와 관련된 것은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질적인 측면에서는 더 확고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양국은 두 국가간의 문제뿐 아니라 북핵과 이라크 문제 등 국제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역할분담까지 논의하는 관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힐 대사는 또 “현재 한국은 미국 외에도 여러 나라와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라도 한미관계는 예전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강연 내내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한 힐 대사는 “미래에 역사책이 쓰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포함되기를 희망한다”며 “일각에서는 100년 된 한미관계가 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미관계의 미래를 낙관한다”고 밝혔다.

힐 대사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 연설과 관련해 한국 언론이 우려를 표명한 것을 알고 있지만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건전한 대화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 국민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 미군기지 이전 등이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 도중 힐 대사는 한국에 근무하는 동안 미국비자 발급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힐 대사는 또 “미국 중서부의 작은 마을엔 지금도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의 묘가 하나씩은 꼭 있다”며 “양국의 젊은이들이 함께 역사를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강연회에는 윤상구(尹商求)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로타리 회원 1500여명이 참석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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