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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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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는 25일 “빈 라덴이 이슬람 세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이자 이슬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쌓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빈 라덴이 테러리즘에 집착하는 ‘종교적 광신도’가 아니라 ‘세련된 정치인’으로 보이기 위해 말, 외모, 의상, 비디오의 배경과 조명까지 치밀하게 연출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동평화를 위협한다’는 메시지는 일관되게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접근방식을 바꿔가며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빈 라덴이 미국과 유럽 국민들에게 ‘지도자들의 책임을 물어 정부의 외교정책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형식을 취한 것도 그가 정치인 행세를 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직설적이던 표현법도 점잖은 투로 바뀌었다.
과거와 달리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구절을 인용하는 대신 일상적인 표현으로 “성역을 지키려는 사람을 비난할 수 있는가”라는 식으로 자신의 행위를 정중하게 합리화했다. 또 미국의 유권자와 국민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정신의학 교수인 제럴드 포스트는 “빈 라덴은 홍보마인드가 매우 뛰어난 인물임에 틀림없다”며 “빈 라덴의 연설이나 비디오를 보면 자신을 미국 대통령과 동격으로 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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