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마' 열풍 연일 일본 강타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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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마' 배용준(32)씨의 일거수 일투족이 연일 일본 열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가고 있다.

일본에 도착한 25일 6000여명의 환영 인파로 나리타(成田) 공항이 마비된 데 이어 26일에는 여성 팬 1000여명이 배씨의 얼굴을 보려다 뒤엉켜 10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벌어졌다. 배씨가 투숙한 뉴오타니 호텔에는 '아줌마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밤새 북새통을 이뤘고, 기자회견장에도 일반 팬들이 몰려들어 주최측이 진땀을 흘렸다.

"팬들이 다치고 넘어지는 속상한 일이 생겨 죄송합니다. 팬들과 좀더 가까운 곳에서 만나고 싶었는데…."

26일 오후 2시경 도쿄(東京) 도심 롯폰기힐즈 52층 기자회견장. 예정보다 1시간 늦게 나타난 배씨는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포즈를 취하면서도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00억원 규모의 상해보험에 가입할 정도로 일본 방문 전부터 줄곧 걱정했던 안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

사고는 이날 낮 12시 10분경 숙소인 뉴오타니호텔 현관 앞에서 승용차에 탄 배씨가 창문을 열고 팬들에게 가벼운 손인사를 할 때 일어났다. 이른 아침부터 기다리던 1000여명의 팬들이 배씨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승용차 쪽으로 몰려 엉키는 순간 10명이 넘어져 인파에 깔리면서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

배씨는 눈시울을 붉힌 채 "여러분 앞에서 즐겁게 웃으며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오늘은 가슴 아픈 일이 생겨 웃을 수가 없다"면서 "가볍게 눈인사라도 나누고 싶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호텔 로비는 배씨가 투숙한 뒤 '용사마'를 보려고 찾아온 중년 여성들로 큰 혼잡을 빚었다. 매니지먼트회사인 IMX측은 배씨가 묵은 14층 전체를 예약하고 층 곳곳에 경호요원들을 배치했지만 몇몇 팬들은 몰래 14층까지 올라갔다가 경호요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은 "겨울연가(일본명 '겨울소나타')에서 용사마의 캐릭터가 너무 상냥했다"며 "그가 근육을 만들어 왔다니까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근육질의 몸매를 과시한 배씨의 사진집 'The Image Vol. One'은 1만4700엔(약 15만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주문이 쇄도해 '대박'을 터뜨릴 것이 확실시된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12일부터 인터넷상에서만 받고 있는 사진집 예약은 이미 10만부를 넘었으며 접속이 쇄도해 주문을 받는 웹사이트가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배씨의 소속사는 총 발매부수가 25만부,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배씨의 사진 40점과 촬영의상 등을 일반에 공개하는 사진 전시회가 27일부터 12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어서 '용사마'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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