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이라크 부상포로 사살 파문… 해병대 “사건 조사중”

  • 입력 2004년 11월 16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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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팔루자 저항세력을 소탕하던 미군 해병이 부상한 채 붙잡힌 이라크 포로를 사살하는 장면이 16일 미국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군은 팔루자에 이어 인근 라마디에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일 계획이다.

▽부상 이라크인 총살=NBC, CNN, APTN 방송 등 미 언론들은 이날 “팔루자에서 작전 중인 미 해병이 부상당한 이라크인 포로를 사살했다”며 NBC 종군기자 케빈 사이츠가 촬영한 필름을 방영했다.

이 필름은 13일 팔루자의 한 사원에 진입한 제1해병사단 소속의 한 병사가 저항세력 조직원을 발견한 뒤 “여기 죽은 척하고 있다”고 외치며 상반신을 향해 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조직원은 부상을 입었으나 살아 있었다. 이어 미군은 시신을 어디론가 옮겼다.

뉴욕타임스는 “사건 전날 저항세력이 설치한 부비트랩 때문에 동료가 죽자 보복성 살해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부비트랩은 시신 등에 폭탄을 숨겨놓아 사망여부를 확인하려 할 때 폭발하도록 만든 것으로 도시 게릴라전에서 흔히 사용된다.

미 해병대사령부는 “미 해군범죄수사국(NCIS)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미군의 교전수칙은 ‘위협이 되지 않는 포로는 그 누구도 사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번지는 저항=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존 애비제이드 중부사령관 등 미군 지휘부가 15일 바그다드로 모였다.

LA타임스는 미군 지휘관들이 팔루자에 이어 인근 도시 라마디를 두 번째 소탕작전 대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미군은 13일 미 해병 2개 대대를 라마디로 보낸 상태다. 라마디는 알 안바르주의 주도(州都)로 팔루자보다 작지만 수니파의 핵심 거점 중 하나다.

이날도 바그다드 북동부를 중심으로 미군을 대상으로 최소 5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 9명이 부상하고 이라크인 수십명이 사망했다.

한편 자신을 국제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라고 밝힌 한 남자는 이날 이슬람 웹사이트에 공개한 오디오테이프에서 “그들(미군)은 팔루자를 소탕한 뒤 여러분에게 다가갈 것”이라며 “미군을 쫓아내는 데 만족하지 말고 로켓과 박격포탄을 퍼부어라”고 선동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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