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vs 反이슬람…네덜란드 분쟁 확산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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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문화에 대한 내부 비판을 담은 영화 ‘복종’을 감독한 네덜란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지난주 초 모로코 출신의 한 이슬람계 청년에게 살해당한 것을 계기로 네덜란드에 반(反) 이슬람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용의자가 스페인의 이슬람 테러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 이후 이슬람 사원과 학교에 대한 방화 및 폭발물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에선 이슬람 과격 단체가 보복 공격을 예고하고 나서 ‘이슬람-반(反)이슬람’ 분쟁이 확산되는 추세다.

8일 새벽 아인트호벤의 한 이슬람 초등학교 건물 입구에서 폭발물이 터져 건물 외관이 크게 파손됐다. 이곳은 네덜란드에 설립된 최초의 이슬람 학교다. 이슬람계 주민들은 “추가 공격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에는 후이젠, 브레다, 위트레흐트 등 네덜란드 전역에서 이슬람 사원에 대한 방화가 있었다. 로테르담의 이슬람 사원에선 잘려진 돼지머리가 발견됐으며 시내에는 이슬람교도들을 돼지에 비유하는 유인물이 뿌려지기도 했다. 한 이슬람 단체는 이에 대항해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우리 사원과 학교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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