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피의 라마단’…이틀간 29명사망 36명부상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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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금식월·禁食月)이 시작된 15일부터 이틀간 이라크에서 미군과 저항세력의 충돌로 최소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치는 등 유혈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미군은 15, 16일 외국인 납치와 테러를 주도해온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은신한 것으로 알려진 팔루자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벌였다.

▽계속된 테러와 공습=이라크와 시리아 접경지역인 카임에서는 15일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으로 이라크 민간인 4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날 바그다드의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 근처에서는 미군의 발포로 이라크인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의 이븐 알 비타르 병원 부근에도 박격포탄이 떨어져 병원 직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바그다드 북동쪽 바쿠바에선 도로에 설치된 폭탄이 터져 주민 3명이 숨졌으며 팔루자에선 미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주민 3명이 사망했다.

15일 밤 바그다드에서는 미군 헬기 2대가 추락해 미군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그러나 미군은 추락 원인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카임과 모술에서는 자살 차량폭탄 공격으로 미군 4명과 이라크인 통역 1명이 숨졌다.

16일 오전 4시부터 2시간 동안 바그다드의 5개 기독교 교회에서 폭탄이 터지고 중국대사관이 들어 있는 만수르 호텔 주차장에 박격포탄이 떨어졌으나 희생자는 없었다.

또 요르단에서 훈련과정을 마치고 이라크 카르발라로 귀환하던 이라크 경찰 9명은 이날 바그다드 남쪽 40km 지점에 있는 라티피야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악화되는 팔루자 상황=미국은 15일 자르카위가 이끄는 테러단체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를 39번째 ‘외국 테러조직’으로 공식 분류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날 “유일신과 성전은 미국 국민, 미국의 안보와 대외정책,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현저한 위험’으로 떠올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라 유일신과 성전의 미국 내 자산의 동결과 함께 유동재산은 압류되며 이 조직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원행위도 일절 금지된다.

반면 수니 이슬람 성직자들은 자르카위를 넘기라는 과도정부의 요구를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일축했다. 특히 이들은 이슬람 법학자들에게 미군의 공세에 맞서 시민 불복종과 연좌농성을 촉구하는 ‘파트와’(법해석)를 내려달라고 촉구해 당분간 팔루자 교착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팔루자=외신 종합 연합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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