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국왕 시아누크 양위…후임에 시아모니왕자 거론

  • 입력 2004년 10월 7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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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81·사진)이 7일 양위(讓位)를 발표했다. 캄보디아 의회 의장인 노로돔 라나리드 왕자는 이날 중국 베이징에 체류 중인 시아누크 국왕이 왕위에서 물러날 뜻과 함께 후임 국왕 선출을 국민에게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시아누크 국왕은 7월 왕위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후임으로는 시아누크 국왕의 아들 가운데 이복형제간인 라나리드 의장과 유네스코 대사를 지낸 시아모니 왕자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아누크 국왕은 1953년 캄보디아를 프랑스 식민지에서 독립시켜 ‘국부’로 추앙받아온 인물. 쿠데타와 전쟁, 테러로 점철된 캄보디아 정치에 큰 영향을 끼쳐왔으며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북한의 김일성(金日成) 등과 친분이 두터웠다.

1922년 왕실에서 태어나 프랑스 식민지 시절 16세로 왕위에 올랐으나 캄보디아가 독립을 쟁취한 지 2년 뒤인 55년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났다. 프랑스가 안겨준 왕의 지위에서 물러나 더 많은 국민의 신망을 얻기 위한 ‘계산된 포석’이었다는 평.

60년 부친 노로돔 수라마리트 왕이 타계하자 다시 왕위에 올랐지만 70년 3월 미국을 등에 업은 쿠데타가 일어난 뒤 중국으로 피신했다. 75년 크메르 루주가 권력을 잡자 왕으로 복귀했지만 아들 14명 중 5명이 크메르 루주 시절 살해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외신들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시아누크 국왕이 물러나면 캄보디아 정정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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