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부시 병역의혹 제기 잘못됐다"

  • 입력 2004년 9월 21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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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병력 관련 의혹을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60분'을 통해 제기한 CBS가 20일 보도가 잘못됐다며 사과함으로써 부시 대통령 병력 의혹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백악관과 공화당측은 CBS의 보도에 사용된 문건의 조작 및 CBS 보도에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측이 관련됐는지가 밝혀져야 한다며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CBS의 사과=앤드류 헤이워드 CBS 뉴스 사장은 20일 성명을 통해 "CBS 뉴스는 '60분'에 보도된 문건이 진본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없으며 우리는 그 문건을 보도에 사용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우리의 실수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문제의 문건을 보도한 댄 래더 CBS 뉴스 앵커도 "나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직접적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그 문건들의 진실성을 보증할 수 없으며 그것을 인용한 행위는 실수였고 CBS 뉴스는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CBS는 8일 부시 대통령이 베트남전 당시 텍사스주 공군 방위군으로 재직하면서 신체검사를 제대로 받지 않았으며 그의 상관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잘해주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 문건을 공개했었다.

CBS는 20일 문건의 제보자인 빌 버켓 예비역 방위군 중령이 문건의 출처를 속인 사실을 인정하는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부시 대통령측의 의혹 제기=부시 대통령측은 CBS의 사과를 계기로 누가 문건을 조작했는지와 케리 후보측이 관련 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며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고, 풀려야 할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면서 "버켓 예비역 중령이 케리 후보 선거운동본부의 고위급과 접촉하거나 대화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당시 동료인 맥스 클리랜드 전 상원의원은 "버켓씨에게서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전공 의혹에 맞대응할 수 있는 부시 대통령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케리 후보 선거팀에 알려줬다"고 시인했다.

케리 후보의 최측근인 조 록하트 역시 CBS가 보도하기 전에 '60분' 프로그램의 메리 메이프스 프로듀서의 요청으로 버켓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테리 매컬리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케리 후보측의 누구도 CBS 보도와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문건 조작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오보 사건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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