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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9월 9일 0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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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발루예프스키 총참모장은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총사령관인 제임스 존스와의 회담을 끝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전 세계 모든 지역의 테러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제공격에는 테러리스트들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한 모든 작전을 상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번 인질극을 계기로 테러를 발본색원하길 바라는 러시아 여론이 비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7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성(聖)바실리 성당 앞에서는 시민 13만여명이 운집해 북오세티야공화국 인질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테러와 끝까지 싸우자”고 외쳤다.
러시아 전역은 삼엄한 경비와 검문검색이 계속돼 준전시 상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0일로 예정된 독일 방문을 취소한 채 테러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온건한 해결책보다는 초강경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일 푸틴 대통령은 유럽의 러시아 전문가들과의 만난 자리에서 체첸 분리주의자들과 협상을 권고하는 조언에 “오사마 빈 라덴을 브뤼셀에 있는 NATO 본부나 워싱턴의 백악관으로 초대해 협상을 하라는 것과 같은 얘기”라며 협상에 의한 해결을 일축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체첸 망명정부의 아슬란 마스하도프 대통령이 이번 인질사태와 무관함을 내세워 제의한 대화도 일축한 상태다. 따라서 인질극을 계기로 체첸 주둔 러시아군은 대테러전을 명분으로 장기 주둔할 가능성이 크고, 체첸에 대한 강압통치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샤밀 바사예프 등 반군 지도자들에 대한 추적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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