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르-민병대 완전 섬멸”…美, 나자프 전면공격 임박

  • 입력 2004년 8월 20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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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프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시작되는 등 시아파 강경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 메흐디 민병대를 완전 섬멸하기 위한 총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공습이 이라크 과도정부가 예고한 최종 공격의 신호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 국민회의(INC)의 평화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이던 사드르가 태도를 번복, 결사항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양측의 유혈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면 공격 초읽기=미군과 이라크군은 19일 밤부터 20일 새벽까지 AC-130 폭격기 등을 이용해 나자프의 공동묘지와 구 시가지, 이맘 알리 사원 주변에 대규모 폭격을 퍼부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나자프 전역에서 폭발음과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미군과 이라크군의 장갑차와 탱크가 진격하는 모습들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군의 공격은 5일 나자프 도심에서 양측의 충돌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미국과 과도정부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번에 사드르를 완전 제거해 치안불안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군이 성소(聖所)인 이맘 알리 사원 등을 직접 공격하면 시아파 전체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미군은 이라크군을 이용, ‘대리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또 어린이와 부녀자들이 사원 안에 있어 미군이 공격을 미루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항복 요구와 결사항전=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는 19일 사드르에게 “무장을 해제하고 이맘 알리 사원을 비우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는 이날 “사드르는 조국을 위해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것이 무장해제 및 철수를 위한 마지막 경고”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사드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비신도들의 성지진입을 막기 위해 이맘 알리 사원을 시아파 종파 전체를 관장하는 ‘마르자이야(Marjayia)’ 기구에 넘길 수는 있지만 메흐디 민병대를 해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메흐디 민병대원들은 이에 “신과 사드르를 위해 순교하겠다”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였다.

이날 메흐디 민병대의 나자프 경찰서 공격으로 이라크 경찰 7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했다. 또 사드르 추종세력들은 남부 바스라의 이라크 남부 석유회사 본부와 바그다드 중심부의 미 대사관에 박격포 공격을 가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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