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대규모 공세로 ‘초토화’되다시피 한 이라크 나자프에서 13일 잠시 총성이 멎었다. 메흐디 민병대를 이끌고 있는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 이라크 과도정부가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미군은 나자프의 무장 세력에 대한 경계 태세는 유지하지만 공격은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드르의 메흐디 민병대측도 공격을 중단했다. 이번 협상에 미군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자프는 이전에 비해 평온한 상태로 접어들었으나 평화협상이 진전을 보일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드르측이 제시한 협상 조건에 이라크 과도정부가 볼 때 다소 무리한 요구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사드르의 대변인은 이날 나자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이 이끄는 다국적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나자프를 시아파 최고 지도부인 마르자이야에 넘길 것을 요구했다. 사드르측은 만약 다국적군과 이라크 경찰이 나자프에서 철수하고 마르자이야가 나자프의 통치권을 확보할 경우 모든 메흐디 민병대가 나자프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르의 대변인은 또 투옥된 민병대원의 석방과 사면을 요구하는 한편 특히 메흐디 민병대가 자위를 위해 무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요구해 모든 무기를 버리라는 미군측의 요구에 정면으로 맞섰다. 사드르측의 요구에 대한 이라크 과도정부의 반응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사드르의 부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드르의 측근은 사드르가 미군의 폭격으로 가슴 다리 등을 다쳤으나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라크 과도정부측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미군은 이라크 남부 쿠트의 메흐디 민병대를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티그리스강 인근 이자트 지역에 폭탄이 떨어져 이라크인 7명이 숨지고 34명이 부상했다. 또 나시리야에서는 메흐디 민병대가 경찰을 습격해 2명이 사망했고 다와니아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수니파 저항세력의 거점인 팔루자에서도 미군의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중 2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드에서는 수천 명의 사드르 지지자들이 과도정부 건물 주변에서 미군의 나자프 공세에 항의했으며 수니파 지역인 사마라에서도 700여명이 미군의 나자프 공격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바그다드·나자프·팔루자=외신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