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제안 모하메드 조카들 세차례 美공격기획

  • 입력 2004년 8월 6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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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 9·11테러 아이디어를 제안했던 파키스탄 출신의 할리드 샤이흐 모하메드는 미국을 상대로 한 굵직굵직한 테러를 주도했거나 지원한 ‘테러 가문’ 출신으로 확인됐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6일 “1993년 세계무역센터(WTC) 폭파를 시도했던 모하메드의 조카 람지 유세프 외에 모하메드 집안엔 또 다른 두 사람의 대형 테러범이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가문의 또 다른 테러범은 모하메드의 조카들인 무사드 아루치와 아마르 알 바루치.

아루치는 파키스탄에서 여러 건의 테러를 주도했으며 올해 4월 파키스탄 내 시아파 사원의 자살 폭탄테러를 배후 조종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컴퓨터 전문가 모하메드 나엠 누르 한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7월 13일 체포된 누르 한은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뉴욕 증권거래소 등 미국 내 주요 금융기관들과 영국 히스로 국제공항에 대한 공격정보를 담은 CD를 갖고 있었다. 미 국토안보부는 이 정보를 토대로 해당 금융기관들에 테러경보를 울렸다.

바루치는 알카에다의 고위요원인 리두안 이사무딘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했다. 이사무딘은 2002년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에서 나이트클럽 폭탄테러로 200명 이상을 숨지게 한 인물.

‘테러 슈퍼스타’를 꿈꿨던 모하메드는 비행기 10대를 공중 납치해 이 중 9대는 미국 주요 건물에 충돌시키고 자신은 남은 비행기 1대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연설을 해 세계인의 이목을 끌려고 했던 ‘광신적’ 테러범이다.

유세프는 1993년 WTC 한쪽 건물의 지하주차장을 폭파시켜 쌍둥이 빌딩을 무너뜨리려 했던 전력이 있다. 당시 WTC는 붕괴되지 않았지만 6명이 숨졌다.

모하메드 집안이 미국에 적대적인 생각을 품고 테러 가문으로 변한 것은 어린시절 쿠웨이트의 파하힐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접하면서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정책에 불만을 품게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AWSJ는 분석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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