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차대전때 中서 독가스 살포”

  • 입력 2004년 7월 26일 19시 05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국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황제(黃劑)’라고 불리는 치명적 독가스 ‘이페리트(겨자가스)’를 사용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일본 방위청이 26일 공개했다.

방위청이 제1야당인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 제1군 히로마에(弘前)부대 제36사단장은 1942년 2월 중국 산시(山西)성에서 중국 공산당군(팔로군)의 거점으로 지목된 10개 마을에 대해 “중요시설을 발견할 경우 ‘살독(撒毒)’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에 따라 제224보병연대장은 휘하 부대에 ‘독을 살포할 것’을 지시했으며 해당 부대원들은 이틀간 독을 살포했다.

일본군이 2차대전 때 독가스를 사용했다는 주장은 과거에도 제기됐으나 부대 명칭과 지휘관의 실명이 기재된 자료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이페리트에 노출되면 피부에 물집 모양의 염증과 함께 시각 및 호흡기장애, 면역기능 저하 등을 일으킨다.

일본 정부는 지금까지 옛 일본군이 인체에 치명적이지 않은 화학제를 포탄 등에 충전해 사용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독가스 무기를 실제로 사용했는지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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