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7월 21일 19시 24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안보보좌관을 지낸 그는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의 비공식 외교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케리 후보 집권시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돼 온 만큼 케리 후보의 선거진영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케리 후보측은 26일부터 보스턴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건이 공개돼 지지도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버거 전 보좌관은 이날 잘못을 시인하고 케리 후보의 보좌관직을 사임했지만 그가 기소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FBI는 버거 전 보좌관이 지난해 가을 문서보관소에서 9·11테러 조사위원회에 제출할 문서들을 열람하면서 관련 문서들을 절취했다가 보관소측이 문서가 없어진 사실을 통보하자 대부분의 문서를 돌려줬으나 일부 문서는 여전히 없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문서보관소 직원들은 버거 전 보좌관이 문서를 열람한 뒤 상의와 바지 주머니는 물론 양말 속에도 문서를 숨겨서 나갔다고 FBI 수사관들에게 증언했다.
버거 전 보좌관이 절취한 문서에는 1999년 12월 밀레니엄 행사 기간 중 알 카에다의 테러 위협에 대한 미 정부의 대응을 기록한 보고서 등 민감한 내용의 문서들이 포함돼 있다.
FBI는 버거 전 보좌관이 문서를 돌려준 후인 올해 초 그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나 그동안 비공개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버거 전 보좌관은 “문서를 빼돌릴 생각은 없었으나 부주의한 일에 관련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보관소에서 일부 문서가 없다는 통보를 받고 내가 부주의하게 버린 일부 문서를 제외한 모든 것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버거 전 보좌관이 절취한 문서들은 공항 및 항만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라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공화당측은 이에 “케리 후보측이 국토안보상의 문제를 지적해 온 것과 무관치 않다”며 절취된 문서들이 케리 후보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케리 후보측은 9·11테러 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사건이 불거진 것은 보고서 공개로 인한 타격을 줄이기 위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FBI의 수사 사실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립문서보관소는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직 관리들에게 비밀문서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