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이라크 네그로폰테 미국대사 “뉴스를 만들지 말라”

  • 입력 2004년 7월 19일 19시 16분


17일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내 2층짜리 별관. 존 네그로폰테 신임 대사가 부임 3주 만의 첫 기자간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 타임스는 이 간담회를 ‘뉴스를 만들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 간담회’로 평가했다. TV 카메라까지 대동해 떠들썩한 간담회를 열었던 전임자 폴 브리머 옛 미군정 최고행정관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50명도 채 들어오지 못하는 별관에서 조촐하게 간담회를 끝냈다.

네그로폰테 대사는 이라크 과도정부를 우선시하고, 미국은 한 발짝 뒤에 물러서 있는 ‘조용한 통치’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 과도정부가 모든 결정을 이끌고 있다”며 “14만여명의 미군과 초대형 대사관은 모두 과도정부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원’ ‘권한 이양’ ‘조언’ 등과 같은 단어를 강조함으로써 어디까지나 미국은 보조적인 역할임을 강조했다.

무기를 버리는 저항세력에 대한 과도정부의 사면 방침에 대해서도 찬성을 표했다. 하지만 미국인이나 연합군을 살해한 저항세력은 예외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라크의 종파 및 종족 갈등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내가 어떻게 이라크를 통합할 수 있겠는가. 이야드 알라위 총리나 가지 알 야와르 대통령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는 “미군이 언제까지 주둔할 것인지, 또 대사관으로 사용하는 대통령궁을 언제 반환할 것인지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며 “미 대사관이 과도정부 뒤에서 얼마만큼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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