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저항세력 국내-해외파 갈등

  • 입력 2004년 7월 7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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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국내파’ 저항세력들이 해외에서 유입된 ‘외부용병’ 무장세력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다. 해외파들이 무자비하게 외국 민간인을 납치 살해하고, 시가지에서 무차별 테러를 가하는 게 이라크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들을 ‘구원운동(Salvation Movement)’이라고 소개한 이라크 저항세력은 7일 알 아라비야TV에 보낸 비디오테이프에서 “요르단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즉시 이라크를 떠나지 않으면 그를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자르카위가 죄 없는 이라크인과 과도정부 인사들을 살해하고 외국인을 납치 처형한 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교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단체는 “자르카위는 물론 그를 추종하거나 은신처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생포하거나 죽일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내파’ 저항세력이 반미 전쟁의 선두에 나선 자르카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은 해외파 무장세력의 활동으로 미군보다는 이라크 국민의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르카위는 이라크 주권이양 하루 전 경찰과 보안군을 공격해 100여명을 살해했으며, 지난 7개월간 이라크 송유관을 100여차례 공격해 2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

국내파가 해외파와 대립하게 된 것은 과도정부의 사면정책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외국에서 잠입한 무장세력들은 처벌하겠지만 단순 반미 활동에 가담했던 이라크인은 사면하겠다”며 저항세력을 차별화하고 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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