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후세인 前대통령 사형될까

  • 입력 2004년 7월 2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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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시작된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처음부터 난항을 예고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이 재판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데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수집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형논란=과도정부는 법적근거가 없는 사형 제도를 부활시키면서까지 후세인에 대한 단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말리크 알 하산 이라크 법무장관은 지난달 30일 "후세인은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라며 사형을 기정사실화하고 나섰다. 후세인이 사형 이외의 형을 받고 살아있을 경우 추종자들이 끊임없이 준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 이는 나폴레옹이 권좌에서 밀려난 뒤 1815년 엘바섬에 유배되었으나 탈출해 지지자를 재결집해 영국등과 전쟁에 나선 전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후세인의 학정에 시달렸던 대다수 이라크인들도 후세인의 처형을 바라고 있어 유죄 결정이 날 경우 사형 가능성은 높다. 변수는 미국을 도와 이라크전을 수행한 영국과 유엔 등 국제기구가 사형에 반대하고 있는 점이다.

특히 미군정(CPA)은 점령기간 중 이라크에서 사형을 중단한다는 포고령을 발표했으며 3월 IGC가 서명된 임시헌법도 사형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국제 사회 파장=지난달 초 해체된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가 임명한 판사 1명이 진행하는 후세인 재판은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전 유고 연방 대통령에 대한 전범재판처럼 국제 사회에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

후세인이 재판과정에서 '물귀신 작전'으로 역대 미국 정부와 이라크 과도정부 지도자들의 비리를 폭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라크인이지만, 신병은 여전히 미국이 관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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