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씨, 美상원건물서 ‘대관식’ 파문

  • 입력 2004년 6월 2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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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미국 워싱턴의 상원의원 전용 건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금관을 쓴 문선명씨 부부. 일부 상하원 의원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문씨는 스스로를 ‘메시아’로 선언해 파문을 일으켰다.-사진제공 살롱닷컴
3월 23일 미국 워싱턴의 상원의원 전용 건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금관을 쓴 문선명씨 부부. 일부 상하원 의원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문씨는 스스로를 ‘메시아’로 선언해 파문을 일으켰다.-사진제공 살롱닷컴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3월 미국 상원의원 전용 건물에서 대관식을 연상시키는 행사를 갖고 스스로를 ‘메시아’로 선언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워싱턴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23일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행사에 참석한 상하원 의원들에게 유권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상원의원들의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더크슨 빌딩에서 3월 23일 열린 이 행사에는 의원 10여명을 포함해 3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하원 의원은 흰 장갑을 낀 채 문씨 부부에게 전달할 금관을 받쳐 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석 의원들은 대부분 이날 행사가 ‘평화상 연회’라는 이름으로 열렸기 때문에 “그런 행사인지 전혀 몰랐다”고 변명했다.

로스코 바틀렛 하원의원(공화)은 “왕과 왕비 같은 모습이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그냥 무도회의 왕, 왕비쯤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마크 데이턴 상원의원(민주)은 “내 지지자 가운데 한 명이 상을 받는다고 해서 참석했으며 ‘대관식’ 직전에 그곳을 떠났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화당 의원은 “워싱턴 타임스에 인사치레 하려고 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문씨가 소유한 친(親)공화계 신문이다.

문씨는 이날 연설에서 “(나는) 60억 인구를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보내졌다”면서 “황제들, 왕들, 대통령들이 하늘과 땅에 대고 ‘문선명 목사는 구세주이자 메시아이며 부활한 그리스도이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계(靈界)에서 예수, 모세, 모하메드와 죽은 대통령들을 만났다”고 말했고 “5대 종교 창시자와 마르크스, 레닌, 히틀러, 스탈린 같은 이들이 나의 가르침을 통해 새로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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