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반군, 잉구슈共 대규모 공격…민간인등 270여명 사상

  • 입력 2004년 6월 22일 23시 20분


러시아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체첸 반군이 21일 밤(현지시간) 인접한 잉구슈 자치공화국을 공격해 2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민영 NTV는 “자동화기와 유탄발사기 등으로 무장한 무장세력 200여명이 잉구슈의 수도 나즈란과 카라불락 슬레프초프스카야 등지의 경찰서와 초소, 관공서 등 20여곳을 습격해 7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상당수 민간인도 있었으며 아부카르 코스토예프 잉구슈 내무장관 서리도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복면을 한 괴한들이 ‘알라 우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공격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과 러시아군이 헬기와 장갑차 등을 동원해 반격에 나서면서 시작된 전투는 22일 새벽 반군이 체첸 서부 산악지대로 퇴각할 때까지 계속됐다.

나즈란 시내에서는 폭음과 총성이 끊이지 않았으며 도시 전체가 화염과 연기에 휩싸였다. 밤새 공포에 떨던 주민들은 아침이 되자마자 피란길에 올랐다.

러시아 보안당국은 반군 사령관인 샤밀 바사예프가 이번 습격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바사예프는 체첸을 중심으로 카프카스 지역에 이슬람공화국을 세우겠다며 1999년에도 체첸 인근 다게스탄 공화국을 침공한 적이 있다.

1991년 체첸이 독립을 선언하자 러시아가 체첸과 분리, 자치공화국으로 인정한 잉구슈는 체첸 반군이 수시로 공격하는 대상이었다.

한때 안정을 회복한 것처럼 보이던 체첸 정세는 최근 다시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친러 체첸 정부의 아흐마트 카디로프 대통령을 살해한 반군은 8월 2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군을 이끌고 있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체첸 망명 정부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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