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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21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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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된 김선일씨의 말 한 마디, 손짓 하나에는 살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0일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비디오테이프에서 김씨는 영어로 살려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김씨는 납치범들로부터 명령을 받은 듯 “Korean soldier, please get out of here, here, here(한국군 여러분, 제발 여기서 나가 달라)”라는 말부터 꺼냈다. 고개를 강하게 앞뒤로 흔들면서 같은 단어(here)를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런 다음 김씨의 목소리는 울음 섞인 목소리로 변했고 “나는 죽고 싶지 않다”는 말을 반복한 뒤 “I want to live(나는 살고 싶다)”라고 강하게 외쳤다. 김씨는 큰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듯 한 단어 한 단어 끊어 분명하게 발음했다.
이어 김씨는 “Your life is important. But my life is important(당신 목숨이 소중하듯 내 목숨도 소중하다)”라고 부르짖었다.
김씨는 허름한 회색 셔츠를 입고 방송에 등장했으며 얼굴은 초췌해 보였다. 김씨는 일어서서 영어로 말한 뒤 이어지는 장면에서 납치범들 앞에 앉아 있을 때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김씨가 화면에서 영어로 울부짖을 때는 주위에 아무도 없었으며 벽면에 보름달 모양의 노란색 원이 그려진 검은 천이 걸려 있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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