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간 오페라 ‘춘향전’…프랑스서 첫 공연

  • 입력 2004년 6월 20일 19시 04분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한국 오페라가 초연(初演)됐다.

글로리아 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은 19, 20일 파리의 모가도르극장에서 오페라 ‘춘향전’을 공연했다.

극장을 가득 메운 파리시민과 한국교민 등 1500여명은 ‘춘향전’의 한국적인 노래와 춤에 열띤 박수를 보냈다. 공연은 한국어로 이루어졌으며 무대 한편의 스크린에 프랑스어 자막이 제공됐다.

일부 프랑스인 관객은 막간에 한국교민에게 “양반이란 게 뭐냐” “왜 춘향이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정조를 지키려 하느냐”고 물으며 한국의 풍습과 문화에 관심을 표시했다.

이틀간의 이 공연을 위해 합창단 무용단 오케스트라 등 110명의 공연단과 14t의 장비가 한국에서 공수됐다.

양 단장은 “춘향전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와 안숙선 명창의 판소리를 통해 이미 프랑스에 소개됐다”면서 “문화에 관심 있는 프랑스인에게 전혀 생소한 내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리아 오페라단은 ‘춘향전’ 해외 공연만 이번이 세 번째. 1995년 일본 도쿄(東京)에서 광복 50주년 기념공연, 1996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올림픽 기념공연을 가졌다. 이번 공연은 고속철 개통기념 및 한-프랑스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열렸다.

양 단장은 “오페라 역사 450년의 유럽 중심 파리에서 5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 오페라를 초연하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국 문화를 중국과 일본의 변방문화쯤으로 생각하는 유럽인의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19일 한국 오페라로는 처음으로 ‘춘향전’이 프랑스 파리 모가도르극장에서 막을 올렸다.-사진제공 글로리아 오페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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