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美 “이란, 핵사찰 불응하면 제재”

  • 입력 2004년 6월 15일 16시 46분


코멘트

이란의 핵사찰 지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이 한 목소리로 "이란이 계속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강력한 제재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 같은 국제사회 압력에 맞서 이란의 강경 보수파들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할 것을 공공연하게 제안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압박수위 높이는 국제사회=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24일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 연설에서 "수개월 내로 이란의 핵 의혹 시설에 대한 사찰을 완료해야 하지만 이란이 핵사찰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란을 맹비난했다.

그는 "이란 핵사찰의 핵심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에 대해 완전하게 해명했는지 여부"라고 지적하고 "IAEA는 2년간 이란의 비공개 핵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란의 비협조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IAEA 이사회가 핵사찰에 협력하고 있지 않은 이란에 대해 강력한 비난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독일과 프랑스 영국도 최근 이란이 의심스런 핵 활동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결의안 초안을 국제원자력기구에 제출했었다.

▽반발하는 이란=이란의 강경 보수파들은 국제사회 압력이 가중되자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4일 보도했다.

2월 의회에 진출한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마흐디 코우차크자데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가 미국 압력에 굴복한다면 이란은 국익을 지키기 위해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며 "NPT 탈퇴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IAEA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미국의 각종 요구에 굴복할 경우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것임을 경고했으나 NPT 탈퇴를 공공연히 거론한 적은 없었다.

반미주의자인 마흐디 쿠자크자드 의원도 IAEA와 협력을 중단하고 핵무기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핵과 관련한 쟁점은 이란이 핵폭탄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필요한 신형 P-2 원심분리기를 왜 구입하려 했고, 이란 내에서 흔적이 발견된 고농축 우라늄의 출처가 어딘가 하는 점이다.

이란은 지난해 IAEA 사찰관에 의해 이런 흔적이 발견되자 원심분리기는 연구용이며, 고농축 우라늄은 자국 내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 장비를 국제 암시장에서 구입할 때 묻어 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