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시다기자의 소망 활짝 피다…한쪽 눈 실명 이라크소년 수술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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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란 속에 파편을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던 모하메드(10)가 일본에서 수술을 성공리에 마치고 14일 퇴원했다.

소년을 도우려고 이라크에 갔다가 지난달 27일 저항세력에 피살된 자유기고 사진기자 하시다 신스케(橋田信介·61)의 소망이 이뤄진 것.

모하메드군은 하시다씨의 유족과 시즈오카(靜岡)현 누마즈(沼津) 로터리클럽 회원들의 도움으로 일본에 도착해 11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경과가 좋아 몇 달 뒤면 콘택트렌즈를 끼고 시력을 되찾게 될 전망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퇴원한 모하메드군은 마중 나온 시민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었다. 이어 숙소로 찾아온 하시다씨의 부인 사치코(幸子·50)를 만났다.

하시다씨는 30여년간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취재해 온 전쟁사진 전문가로 올해 3월 이라크 취재 중 소년의 아버지를 우연히 만나 수술을 약속했다. 하지만 소년과 함께 이라크를 떠나기 사흘 전 피살됐다. NHK 아나운서 출신인 부인 사치코씨는 “신념대로 살다 간 남편은 행복한 사람”이라며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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