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濠·泰 “한국시장서 쌀 직접 팔겠다"

  • 입력 2004년 6월 9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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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쌀 시장 개방 여부를 다루는 '쌀 재협상' 1차 회의에서 주요 쌀 수출국인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등 4개국이 현재 한국이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 쌀에 대한 소비자용 판매 제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수입쌀의 사용 용도를 제한하는 한국 정부의 현행 수입 쌀 관리 방식에 대해 상당한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측 쌀 협상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이재길(李栽吉)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대사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들 4개국이 수입 쌀 사용처를 쌀과자나 떡 등 가공용으로 제한하는 현행 관리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사실상 한국 소비자가 수입쌀을 직접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9개국과 1차 협상을 모두 벌여본 결과 각국의 입장이 다르고 협상 시한이 있어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사는 "미국과 호주는 관세화(농산물 수입을 자유화하되 관세를 물려 수입량을 조절하는 것) 유예를 기본 입장으로 하는 한국 측 사정을 이해한 반면 중국이나 태국은 관세화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달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1차 양자(兩者)협상 결과를 기초로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부처간 협의를 거쳐 협상전략을 수립한 뒤 이달 중 미국, 중국 등과 2차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쌀 재협상은 한국이 1993년 WTO회원국들과 UR협상을 맺으면서 1995년부터 10년간 매년 '최소시장접근물량(MMA)' 명목으로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대신 관세화를 유예 받았기 때문에 이뤄지는 것이다. 올해 말로 유예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연내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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