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케리 외교안보정책 일단 긍정 평가

  • 입력 2004년 5월 31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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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워싱턴 포스트는 30일 사설을 통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이 제시한 외교 안보 정책을 '진지하고 실질적인 대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사설은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동맹관계에 입힌 손상을 수선하고 복원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통령'이 필요할 것이라는 케리 후보의 주장이 옳다고 밝혀 11월 대선에서 케리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 주목된다.

케리 후보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외교 안보 정책 4대 원칙을 발표한 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들을 밝히고 있으며 주말까지 외교 안보 정책 캠페인을 계속한다.

사설은 케리 후보가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무법국가와 테러범들이 미국의 유일한 최대 위협'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의 기본 신조를 수용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의 최대 실패를 정확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사설은 이라크 위기가 전국적인 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시점에서 케리 후보가 민주당 내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이라크전 임무를 포기해야 한다는 대담하지만 무책임한 제안들을 거부한 것은 칭찬한 만한 일이라고 논평했다.

이와 함께 사설은 케리 후보가 이라크에서의 실패가 가져올 끔찍한 결과를 경고하고 유엔 특사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주도의 군사적 임무를 요구하는 등 부시 대통령과 행정부의 정책을 채택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밝혔다.

사설은 "케리 후보의 주장은 자신이 그 정책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에 대한 대담한 제안은 아니지만 올바른 제안인 것 같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사설은 케리 후보가 부시 대통령의 최대 약점인 동맹에 대한 관리 잘못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 한국 사이의 긴장은 부시 대통령 이전부터 시작됐고 부시 대통령이 떠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들 국가의 지도자들도 미국의 힘에 도전하고 제어하려는 야망이 있다"면서 케리 후보가 제시한 비전은 상대적으로 좁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특히 케리 후보가 외국과의 경쟁에서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문제를 많이 거론한 것에 대해 "동맹을 촉진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설은 케리 후보의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에 국한돼 있는데다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고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된 단계도 아니어서 공식 지지 선언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1956년부터 1972년까지는 대선 때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으나 그 후에는 후보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1988년을 제외한 나머지 6번의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식지지 입장을 사설을 통해 밝혔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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