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라크지도자 찰라비 버리나

  • 입력 2004년 5월 21일 01시 54분


미국이 전후 이라크 최고지도자로 꼽을 정도로 신뢰했던 아메드 찰라비 과도통치위원(사진)을 ‘팽(烹)’시키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과 이라크 경찰은 20일 찰라비 위원의 집을 급습해 각종 문서와 컴퓨터 등을 압류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18일 찰라비 위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대표적인 친미파인 찰라비 위원을 매몰차게 버린 이유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찰라비 위원이 제공한 대량살상무기(WMD) 정보가 거짓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찰라비 위원은 지난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진 곳을 알고 있는 과학자와 기술자가 수천명이나 된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미국은 찰라비 위원에게 보복을 가하고 있다.

최근 찰라비 위원은 “군대와 경찰의 모집, 훈련, 배치, 작전 등 모든 면에서 과도정부가 통제권을 가져야 하고 이라크 발전기금도 과도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해 미국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했다.

찰라비 위원은 다섯 살 때까지만 이라크에 산 후 외국에서 자란 사실상의 외국인.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이슬람 종교색이 약해 미국의 신임을 얻었다. 하지만 이라크인들은 찰라비 위원의 친미 성향과 각종 사기범죄 연루에 대해 반감이 크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